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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미식축구의 NIL 도입: 전통과 가치의 변화>

Juroomie 2024. 10. 3. 10:47

 

아마추어리즘의 종말

대학 미식축구 시스템의 가장 큰 변화는 NIL 전후로 나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학 선수들이 경기장 밖에서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를 끊임없이 모색함에 따라 선수들과 대학들의 이해관계, 대학 스포츠 팀 간의 균형, 채용 전략, 아마추어리즘을 대하는 태도에 대대적인 변화를 불러왔다고 생각됩니다. NIL 이전 시대의 고등학교 유망주들은 특정 학교에 대한 애정, 대학과의 연결고리 혹은 진학을 희망하는 대학 풋볼팀의 최근 성적 등을 고려해 대학을 선택하고 진학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대학 진학을 앞둔 고등학교 유망주들은 선망하던 대학에 진학하기보다 가장 많은 금전적 지원을 보장해주는 학교를 선택하고, 대학 선수들은 더 좋은 주전 경쟁의 기회가 있는 학교보다 더 많은 재정적 수입을 거둘 수 있는 학교로 Transfer를 선택함으로써 선수들이 학교를 선택하는 방식에서 자본으로 선수를 사 들이는 상황으로 변화했습니다. 현재의 College Football은 유망주들이 NFL이라는 꿈의 무대로 가기 위해 수년간의 노력과 헌신을 투자해야 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고등학교에서 갓 올라온 대학 신입생들이 캠퍼스에 발을 내딛기도 전에 수십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모델로 완전히 탈바꿈됐고, NIL은 대학 스포츠 팀 간, 또 선수들 간에 계급 구조를 만들면서 기존의 아마추어리즘을 완전히 지워버렸다고 생각합니다.

 

저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한 Alabama의 Nick Saban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밝힌 바로는 NIL 도입 이후 선수들이 자신에게 궁금해하는 것은 두 가지뿐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본인이 내년에 주전으로 뛸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와 Alabama에서 NIL로 얼마를 벌 수 있는지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더 이상 본인들의 기량발전이나 주전 경쟁을 통한 성장보다는 대학선수로서 얼마나 많은 돈을 벌 수 있는지가 최우선적인 상황으로 변질되었습니다. NIL 이전의 많은 고등학교 유망주들과 대학 선수들은 NFL에 가장 많은 선수를 진출시킨 팀인 Alabama에서 Saban의 감독의 코칭을 받는 것을 굉장한 특권으로 여겼으나, 최근 유망주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최대한 많은 재정적 지원의 보장이며, 이로 인해 수십만에서 많게는 백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는 개개인의 선수들이 자신이 속한 학교 Football Team보다 더 우월하다고 생각하게 만들 법한 기이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NIL이 도입되기 전에도 팀 내에는 이미 Walk-on(장학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선수들), 장학금을 받는 선수, 스타 선수, 코치들 간에 암묵적인 계급이 존재했지만 그 정도가 미미했고, Walk-on을 제외하고 모든 장학금을 받는 선수들은 매달 학교에서 동일한 금액을 받았기 때문에 스타성이 얼마나 뛰어나던 간에 선수들의 금전적 수익의 차이로 인해 팀워크를 저해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이제는 몇몇 스타 선수들이 팀의 감독보다 더 많은 권력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새로운 NCAA 규정에 따라 선수는 다른 대학으로 Transfer해도 즉시 출전 자격(Eligibility)을 얻을 수 있게 개정되었고, 이 규정에 NIL이 결합되면서 스타 선수들은 팀 감독과 학교 측에 특정 금액을 요구하며, 요구를 받아주지 않으면 다른 학교로 이적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감독들은 당연히 능력이 출중한 스타 선수들을 유지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선수의 요구를 충족시키려 노력할 수밖에 없고, 그렇지 않으면 그 선수는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팀으로 떠나는 것을 주저하지 않습니다.

 

필자는 대학 선수들이 팀을 위해 쏟아낸 노력에 대한 금전적 보상은 정당한 대가라 믿습니다. 대학에서 NFL 드래프트에 지명될 확률은 1%에 불과할 정도로 굉장히 희박하기 때문에, NFL에 진출하지 못하면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선수들이 대학 시절 최대한 금전적 가치를 창출하려는 시도는 일종의 미래에 대한 보험이자 인간의 합리적 선택이라고 여겨집니다. 하지만 현재의 NIL 시스템은 팀에서 열심히 플레이하는 것에 대한 동기를 저해한다고 생각됩니다. 대부분의 직업처럼 회사에서 업무를 통해 성과를 보여주고 보수를 받는 대신 고등학교 때 혹은 대학 1학년 때 이미 NIL 계약을 통해 경기에 출전하기도 전에 많은 수익을 보장받습니다. 물론 모든 선수들이 금전적 보상으로 인해 NFL 진출에 대한 열정이 식거나 동기부여가 떨어질 것이라 단정짓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정도의 영향은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재정적 여유가 있는 학교들은 NIL을 통해 더 많은 금전적 수익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우수한 인재와 유망주들을 영입하고 유지하는 데 있어 상당히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됩니다. 이는 전통과 자본을 가진 대학과 소규모 학교들 사이의 격차를 더욱 벌리게 되고 팀들 간의 밸런스를 붕괴시킬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현재 NIL과 관련된 법적 규제가 거의 전무하기 때문에 대학들이 규칙의 빈틈(Loop hole)을 이용해 자신들의 프로그램에 유리하게 규칙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로스앤젤레스와 같은 대도시에 위치하고 부유한 동문 기부자들을 보유한 USC와 같은 학교는 NIL Collective의 자본을 바탕으로 높은 수준의 고등학교 신입생들을 데려오고, Transfer Portal을 통해 최고의 선수들을 영입할 수 있습니다.

 

학생 운동선수들이 자신의 초상권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은 긍정적인 변화이지만, 현재의 시스템은 팀 내에 새로운 계급 사회를 만들어 전통적인 대학 스포츠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부, 명예, 그리고 본인의 꿈을 이루기 위해 NFL로 가는 과정에서의 디딤돌 역할을 하던 College Football의 가치를 보존함과 동시에 학생 운동선수들이 NIL을 통해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현재 학생들을 학교의 소속된 직원으로 취급해 프로처럼 연봉을 지급하는 방식의 도입이 논의되는 가운데, 이 과도기가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관심있게 지켜보는 것도 팬의 입장에서 College Football을 즐기는 한 가지 방법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인터뷰 출처: https://www.si.com/fannation/name-image-likeness/news/former-alabama-football-coach-nick-saban-speaks-on-nil-jon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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